죽음안으로

Space 2016. 4. 7. 00:38

나의 길을 가겠노라고,
주위 숱한
참견에
비칠듯이 귀가 얇아지지않겠다고-
너를 느낀사람은 나뿐이라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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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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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만화중에 러브 콤플렉스 라는 일본애니가 있다.

주인공이 애인을 만들고싶다며 졸라 미팅을 하고난 뒤 이런 장면이 나온다.



어쩜.
이렇게까지 정확한 설명을 한 사람이 또 있을까.


눈이 높다 와 까다롭다 는 조금 다른 경우인걸 모르는 것이 아님에도 결국 결과는 같다.

애인이 없다는 것.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살면서 몇 번 없다는 사람은 아마도 뭐가 되었든 주변에서는 좋게 말해서 '넌 눈이 높아서 그래' 라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있다. 누구도 편히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다. 사랑에 밀당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혜민스님의 말씀이 너무도 와닿았다.
적어도 사랑의 걸음걸이 속도를 맞출필요는 있다, 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해 가슴속에 담고있는 말이라 정확한 워딩이 아닐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친구가 말했다. 애초에 사랑이란 없다고. 너는 이미 환상속에 사랑할 사람을 정해놓고 앞에 대상을 그 환상이라 여기며 포장할 뿐이다라고.

충격적이었던 이 말은 어느 학자의 이야기를 해준 것일테지만 어쩌면 나는 그것을 이미 마음 속으로 잘 알고있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환상의 동물만큼이나 까다로운 사랑의 피사체를 그리고있어서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 그래서 약간의 호감이 생긴 누구를 제대로 쳐다보며 현실을 보려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접근전에 이르렀을 때 겁쟁이는 고개를 돌린다고했다. 내가 딱 그런 자세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조금 후회한다. 지금은 주변의 친구들과 세상을 알가며 그 환상조차도 조금은 현실적으로 조형해가는 지혜를 얻고있음에 아주 감사할 따름이다. 누군가의 압력이 아니라, 내가 유해지고 있다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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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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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샀다

Space 2016. 4. 3. 23:11




알라딘에서 시집을 샀다.

회사동료가 알라딘 서점에서 받아온 사은품을 보여주며 으레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그 친구가 보여준 노트가 참으로- 살 수 없는 그런 류의 물건이었다. 해리포터 그리핀도르의 문장이 그려진 길쭉한 노트였다.

이야기에 빠지면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좋아하는 성격은 초등학교때부터 있었는데 중학교시절 해리포터도 그랬다. 그래서 지금은 그닥 열광하지않지만 어릴 때 향수와 희귀템에 대한 엄처난 수집욕이 나, 그날로 알라딘에 가서 도서를 구매했다.

알라딘은 중고서점만 이용하다가 이렇게나 좋은 아이템들을 책과 끼워 팔다니, 책을 다섯권 샀는데 아이템이 묶인 것으로 샀더니 네개나 왔다.

모두가 마음에 드는 괜찮은 마감의 물건들이었다.
빨간색 북스탠드, BOOKS I'M READING 이라고 씌어진 북엔드, 윤동주시인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초판본 재발행을 기념한 틴케이스의 메모지와 이 해리포터 메모노트까지.



어제는 아버지의 생신이었다. 오랫동안 아버지 생신선물을 뭐로할지 끝내 결정하지못하고, 핸드폰 사진으로 아버지 선물을 어머니와 함께 골랐다. 너무나 아쉬운 마음에 케이크를 주문하고 더 예쁜 카드를 고르러 일부러 강남 교보문고까지 다녀왔지만, 그래도 뭔가 허전하고 죄송스러운 이 마음은 어떻게 되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께 딱인 이 물건들을 감히 선물이라고 포장하지않고 하루 지나서 드렸다.
그렇게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집을 옮겼다.

다시 이 오두막에 오니 마음이 놓인다.
누가 보아주길 바라는 그런 곳이 아니었기에.

어차피 하루의 짧은 생각을 털어놓는 일기장에 지나지않기에-

쉼터는 직장에서 먼 저 멀리 외국 별장에 있어야 더 숨통이 트이는 것처럼 이곳만큼은 우리들만의 공간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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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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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과 그녀의 미니앨범에 실린 곡 Zeze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벅스에서 스트리밍으로 음악을 듣다가 며칠 내내 그녀의 곡이 실시간 상위에 떠있어 전체를 들어보았다.
전체적으로 다 좋은 음원가운데 Zeze가 유독 귀를 끌었는데, 나쁜 남자처럼 유혹적인 사운드와 더불어 약간은 민감하게 느꼈던 가사 때문이다.


논쟁에서 어느 쪽을 옹호하느냐에 앞서 나는 아이유의 이번 앨범의 영감이 각종 동화와 책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 가사를 들으며 비로소 제제가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에서 따온 인물이라는 느낌이 들었지만 미묘하게 섹시한 느낌의 '나쁜남자'처럼 묘사된 가사의 주인공과 우리가 책으로 읽었던 제제 사이에는 조금 커다란 공백이 있었기 때문이다.

밍기뉴가 누구(뭐)였는지도 기억이 안 날 정도로 너무 오래 전에 읽은 소설이라 잠시 기억을 되새기는 데 시간이 걸렸다.





아이유가 모티프를 받아온 인물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제제이며 너무 어렸고 사랑받지 못해 슬픈 아이였기 때문에 이 논란이 더욱 불거졌다고 생각한다.
만약 제제가 스무살이 된 시점이라 묘사했거나 -물론 그렇게 큰 뒤라면 제제는 밍기뉴와 대화를 나누지 못할 어른이 되어버리거나 왠지... 망나니가 되어있을 것 같은 개인적인 상상이 더 크지만- 충분히 자발적으로 성적인 어떤 행동들이 이상하지 않은 배경장치가 있었다면 이런 논란은 없었을 것이다.
내 말은, 어린 제제가 가진 그 못된 꼬마 악마같은 기질만 차용해 어떤 어른 남자에 대입했다면 충분히 이해가능했을 텐데 그 일반 제3의 인물로 보기엔 미묘하게 그 어느쪽으로도 치우치지않는 중의성을 띈 것이 위험해싸고 본다.

논쟁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다가 여러 작가와 출판사와 평론가들이 섞여 말하는 것을 한 발자국 뒤에서 지켜보니 많은 비판의 목소리가 아주 근거 없는 것이었기에 아이유가 피할 길이 없었겠노라 생각이 들더라. 게다가 인터뷰를 조금만 더 신중하게 했었더라면.

0. 어린 제제가 없이는 밍기뉴가 있을 수 없다.
아이유는 본인을 밍기뉴에 비유했다 인터뷰에서 말했는데 결국 문제는 원작에 나오는 제제는 5살이라는 것이다. 실제로는 나의 라임 오렌지나무의 2,3편이라고 할 수 있는 제제의 성장한 스토리를 담은 그 다음 소설도 있다. 하지만 두 소설 모두 밍기뉴와는 작별을 고한 때이기 때문에 밍기뉴를 가지고 나온다면 '어릴 적의' 제제가 빠질 수 없는 것이다. 
단순히 나쁜 남자같은 제제 + 밍기뉴를 잘라붙여넣기 식으로 간단히 이야기를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1. 섹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아이유가 제제의 이중적인 '성질'을 가지고 이와 같이 표현했다는 것은 느낄 수 있었다. 표현하는 바가 전적으로 제제라고 보기 힘든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이유가 논란이 되는 초기 인터뷰에서 제제가 제3의 인물을 표현했다 분명히 했다면 문제화되지 않았겠지만 이런 해명은 이제와서 누구도 귀기울이지 않는 듯 하다. 아이유 본인도 이 부분을 해명의 가장 윗단에서 내세우지 않는 것으로 보이기도 하다. 

때문에 '섹시한'이라는 표현은 아주 조심했어야한다고 본다. 매력적이라는 표현으로 섹시를 많이 들고나오는 요즘이지만 그 둘이 같은 것은 아니고 대중이 논란의 주인공이이 어린아이라고 생각한다면 쉽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게 된 것이라 본다.

2. 5 vs 23
가사가 분명 자극적이었다. 아이유가 아무리 밍기뉴가 되어 제제와 동등한 시선의 위치에서 쓴 것이라 말해도 아이유 본인은 실제로는 섹슈얼한 이미지를 품은 성인이기 때문이기에.
3. 어정쩡한 화자 설정
음악의 주인공이 아이도 아닌 어른도 아닌 약간 어정쩡한 누군가로 설정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사단이 나지 않았나. 제제와 상상의 인물 사이 그 아슬아슬한 줄타기에서 중의적이고 싶었던 것 같다.
인터뷰에서 아이유가 제제를 성인이 되었을 때를 상상했던 것이라던가 하는 언급이 없었기에 아동성범죄 운운하는 비판에서 아주 자유로울 수 없다. 누구는 앨범 자켓을 들어 이미 다 큰 아이이지 않느냐고 하던데 그것은 너무 감싸기 위한 옹호인것같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유가 정확하게 이 5살 꼬마아이를 분명히 염두에 두고 이 글을 쓴 것인지 조차 의문이다. 
4. 결론
결국 제제가 다 큰 제3의 인물이었다는 것을 애초에 분명히했다면 다 해결될 일이었지 않았을까.
처음 음악을 들었을 때 느낀 불편함의 출구로 주인공을 제제와 '닮은' 어떤 나쁜 남자 정도로 설정해 놓고 들었다. 이러한 논란이 불거지며 가사를 더욱 자세히 들리다보니 점점 음악 자체로는 즐길 수 없게되었다.
아래 있는 ize의 글 일부가 참 와닿으며, 그 외 다른 해석과 내용도 이성적으로 잘 적은 것 같아 첨부한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 작사 작곡을 한 이번 앨범을 통해 아이유를 다시 보게되었으며 앞으로를 응원하고있다. 이번 논란과는 별개로 앨범 전체적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져와 당돌한 이야기로 덤벼드는 그 용기에서 박수를 보내고싶을 정도이다. 적어도 똑같은 섹슈얼 논란에 서있더라도 인형처럼 엉덩이 흔드는 아이돌로서보다는 어깨에 짐을 짊어지는 작가로서의 위치가 더욱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아직은 어려 앞으로 음악할 날이 많으니 이번 일을 교훈삼아 더욱 성장하는 가수 되길.

http://ize.co.kr/articleView.html?no=2015111214217282368


2. 애초에 해석과 표현의 자유가 있다면 제제를 어떻게 다루든 문제없는 것 아닌가.

제제의 동의가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제제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이 제제를 마음대로 이용해도 문제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에 대해 표범의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지만, 그 유비 관계가 적절하고 문제가 없는지에 대해서는 당연히 표범뿐 아닌 누구든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아이유가 대중의 시선 속 자신을 표현하기 위해 왜 제제를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몇 가지 유추가 가능하다. 제제는 천진한 아이지만 또한 동녘 출판사의 소설 완역판에서 옮긴이도 인정한 것처럼 제제에겐 “작은 악마의 기질”이 있다. 그의 천진함과 악마성이라는 이중적인 모습은 정숙하고도 유혹적인 이미지로 소비되던 아이유의 그것과 흡사하다. 밍기뉴는 결국 제제의 상상의 친구, 즉 또 다른 자아라는 점에서 밍기뉴를 통해 제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건, “무엇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는 아이유라는 캐릭터를 아이유가 시침 떼고 노래하기에 좋은 장치다. 하지만 이미 많은 이들이 지적했듯 소설 속 제제는 가난함과 가족들의 폭력 및 몰이해에 상처 받고 사랑에 굶주린 다섯 살 아이다. 보호받아야 하는 대상으로서의 아이가 원하는 사랑과 능동적인 성적 욕망은 같지도 비슷하지도 않으며 비교되는 것부터 문제다. 앞서 말한 몇 가지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은유를 위한 대상으로서 제제는 결코 이 노래의 테마와 어울리지 않는다. 일차적으로 이것은 실패한 은유다. 파격적일지는 모르지만 대상에 대한 섬세한 결은 놓쳤다. 그리고 때로 어떤 대상에 대해선 얄팍하게 다뤘다는 것 자체가 윤리적인 불성실함이 되기도 한다. 대상을 새로운 의미로 활용하는 건 표현의 자유 영역이지만, 그 활용을 위해 그 대상의 나이와 상처 같은 문제들을 허투루 다루는 건 윤리적 책임의 영역이다. ‘Zeze’는 윤리적으로 불편한 작품이 맞다.

- 출처 : ize '아이유의 잘못, 평론가의 불성실, 대중의 선택', 위근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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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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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의 '남친있음'이라는 웹툰에서 연극 연습을 하는 한 장면이 있다.

'돈 많은 숙부가 어린 여자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 조카가 자기 몫의 유산을 뺏기는 게 화가 나 쫓아왔다가 숙모가 될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
​돈에 미쳐 결혼이라니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당신에겐 사랑이 돈으로 바꿀 만큼 가벼운 겁니까?
"
라는 조카의 말에
여자가 이렇게 대답한다.



너무 간절히 바랬고,

그래서 더욱 간절히 마음이 멀어지길 바랬다.

브루스 올마이티(Bruce Almighty,2003)에서 그레이스(제니퍼 애니스톤)가 신께 기도하는 장면이 나온다.


오, 주여. 저는 그를 아직도 사랑합니다.

하지만 더이상 사랑하고싶지 않아요-

더이상 상처받고싶지 않아요 제발-

제발 잊게해주세요. 제발 제가 보낼 수 있게 도와주세요.



사람의 마음이 간사하고 이기적이라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너무나도 자주 들리는 지루한 명제일뿐이다.

하지만 본인에게서 그것을 확인하는 순간이 오면 다시금 놀래고 마는 것이다. 아마도 내 자신이 설마? 그 정도까지야? 라고 생각하게되는 것일것이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 서로가 늘 주고 받음이 일정치 않기 때문에(혹은 그 양에 대해 서로의 의견이 다르기 때문에) 드는 어리석은 생각들- 예를 들면 예전 누군가에게서 주기만 했으니 이제부턴 받는 것만 해야지, 와 같은-을 했을 때 내가 얼마나 간사한 이기주의자인지를 깨닫게 된다.

6년 전 내게 무척이나 잘해주었던 한 남자를 연고없이 만났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무서워서-진짜 무서운 것이 너무나 큰 이유였다- 차버렸다.
당시 난 너무 순진하고 어려서 '혼자'사는 어떤 남자가 길에서 번호를 물어봐 연락을 하고 내 자취집이 어느 골목(사실 그 주변이지만)이라는 걸 안다는 사실부터 이미 목숨의 위협을 느꼈다.

지금 생각하면 괜한 상상과 그 사람에게 미안할 정도로 과도한 걱정이긴했다.

망상에 눈덩이처럼 커진 두려움에 연락도 하지말라며 거절했다. 

매정했다.

가까운 곳에서 공부하던 그는 '지나가면서라도 보면좋겠다' 라는 말에 또 덜컥 무서워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문자를 보내고 둘러 본 내 작은 자취방의 전경이 아직도 생생하다.

하지만 참 진실된 사람이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진 것을 아낌없이 줄 줄 아는 순수하기 그지없는 청년이었다.  여러가지로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은 매력적인 사람이었고 그런 사랑을 줄 줄 아는 깨끗한 목화솜같은 느낌은 이상하게도 잘 가시지 않았다. 


그리고 그와 두 번의 연락 끝에 6년 만에 다시 만났다.

지난 속내를 털어놓는 술자리에서조차 말할 수 없었던 것 한 가지는

그를 예전 22살에 만나면 안될 것 같아서였다.

나는 젊을때부터 평생을 함께할 누군가와 연애를 하고 결혼을 일찍하기를 꿈을 꿨는데, 이 사람은 당시 4년이나 넘게 누군가와 사귀었던 적이 있었다. 나는 오랜 연애가 얼마나 지루하고 덧없는지를 너무 잘 알고 있는 사람과 미래를 꿈꾸기에 당시는 좋을 것 같지 않았다. 미래를 함께하고싶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사람을 그 때 사귀어버리면 5년 6년 연애를 지속해 결혼하기까지 너무나 험난해보였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냐 라고 말하지는 않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연애에서 그칠 인연이라면 만나지 말자, 라며 시작도 하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그 증거나 반증이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그 오랜 시간 이후로 난 남자친구라고할 만한 사람이 거의 없었다. 한 사람이 있었지만 실망스럽게도 잠시 스쳐지나갈 뿐이었다. 정말 좋아할 수 있는, 계속 함께 할만한 사람을 진실되게 찾았고 때문에 불장난같은 연애를 바랐다면 누구든 사귀고 헤어지고를 반복하는 재밌는 연애라이프를 살았겠지.

그리고 그렇게 6년만에 다시 만난 사람과 나는
하루동안 연락이 끊기는 사태를 겪으며 연애 안해본 사람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조바심 어린 끙끙댐을 앓고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흘러간 시간이
기다린 시간이라고 말하고 싶어질 만큼

이상하게 갑작스레 사랑에 빠져버린 것 같은 이 아이러니한 상황에 나조차 무척 놀라고있다.

그리고 예전에도 이랬나? 싶을 정도로
아주 뜨겁게 다가오다가도
아주 차갑게 연락이 뚜욱 끊기기도 하는 이 남자를 보며 마음이 대리석처럼 딱딱하게 굳어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 그리고 그렇게 헤어졌다.

아무렇지 않은 사이로.

6년 전보다도 더 못한 사이가 되어 이젠 미련조차 안 남는 사람이 되어버렸겠지-

그리고 나는 위에 나왔던 대사를 차례로 읊으며 마음이 떠나버리길 바란다고 그렇게 빌고 또 빌었다. 아마 한참동안은 그와 관련된 곳, 음식, 음악, 글은 보지않을 것 같다.

그렇게 보내고 털고 치유되어 돌아와야지.


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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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른다'는 것이 가장 큰 불안의 근본

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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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영속성

Space 2014. 11. 4. 21:41

참 재미있다.

 

1.

사랑이라는 감정은 참 그 당시에는 이 사람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 마음이 다 헐어무너질 것 같은데

막상 시간이 지나, 그 사람이 의외로 별 것 아니었던 것을 돌이켜보면

당시에 얼마나 간절하고 죽을 것 같이 사랑하는지가 오래 남는 사랑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2.

그렇다고 해서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졌다고 가정했을때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사람인지/금방 잊혀질 사람인지의 여부가 앞으로 계속 만남을 이어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속성으로 작용하지는 미지수이다.

게임처럼 헤어지기 이전을 Loading하여 관계를 이어갔을 떄 얼마나 다음 탄을 깰 수 있는지 시험해본 적이 없으니까.

 

이 것에 대한 견해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의 결론은

사랑도 결국은 복불복일것 같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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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서기 3 - 서정윤

Space 2014. 10. 16. 23:49



홀로서기 3


서정윤


3
노래가 질펀한 거리를
그대는 걷고있다
시간은 내 속에 정지해 있고
어쩌면 눈물만이 아프다.

혼자 불끄고 누울 수 있는
용기가
언제쯤이면 생겨날 수 있나
모든걸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을 때가
나에게 있을까.

잊음조차 평온함으로 와 닿을 때
아, 나의 흔들림은
이제야 끝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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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eep tight,

Space 2014. 9. 21. 02:25

Don't let the bugs bite.


All is ready and we leave as soons as breakfast is over. Goodbye little Diary.

'Sleep tight, and wake bright,' for I will need you when I return.

Sweet conversations,
Wish you to stay where you l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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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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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끼님이 지난주부터 스웨터 쭉 잡아당기시더니 컷

오늘은 옷만 새거로 갈아입고 나타났다.
작가님 우리랑 밀당하셨.... ㅋㅋ




치즈인더트랩 특별편에서 유정과 설의 19금 버전 문의가 많은데 그걸 그리려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역시나 심의에 걸릴것을 염두에 두신 탓인지 전체관람객을 위해 아주 은유적이고 그렸는데 생각해보면 이런 주변 풍경을 통해 내용을 말하는 표현력에 감탄하지않을 수 없다.
노골적이기 짝이 없는 요즘의 만화나 드라마, 음악 가사에 비하면 훨씬 감성을 건드리는 느낌이 시적이라고 느껴질 정도이다.

치인트를 만약 글로 썼다면 어떨지 상상해보아도 지금의 웹툰 형식만큼 감성적으로 상황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 영화도, 드라마도.

그래서 드라마 나오면 안볼거얏
툰이 더 좋아 순끼짱 완결까지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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