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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4.17 [추천 유뷰트 채널] '백수골방'의 영화 리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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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공방하며 사는 백수가 골방에 있는 영화를 다시 꺼내봅니다.
흘러간, 그러나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있는 영화를 영상으로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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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독수골방 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발견했다. 발견했다, 라는 말이 정말 맞는 것은 여러번 나에게 주는 추천영상에 떠있던 것을 외면하다 한참이나 후에야 클릭하게되었기 때문이다.





기존에 평론가들이 보여주는 처음부터 끝까지- 의 지루한 영화보여주기와는 다른 테마별 리뷰가 흥미롭다. 새로운 시선으로 인물을 해석하는 것은 더욱 시야를 넓혀준다. 특히나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서는 늘 궁금했던 점이나 배경에 대한 의문이 절반에 가까운, 재밌고도 어려운 애니였는데 깊있게 파헤쳐주어 정말로 좋았다.


게다가 깔끔한 영상편집, 크게 거슬리지 않는 담백한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들이 애용하는 미니멀한 로고는 물론,담담한 나래이션의 대본마저 군더더기없이 깔끔해 모두 다 마음에 들어 구독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에선 이분 목소리가 너무 멋지다는 댓글을 종종 볼수있는데, 직접 들어보시라.
필자는 영화평론가 이동진이 생각났는데 목소리도 그렇지만 나긋나긋한 분위기가 그렇다. ... 결론은 목소리 좋음. ㅋ.


영화는 물론 애니를 특히 좋아하는 내가 시달소, 하울의 움직이는 성, 늑대아이등 취향저격 탕탕탕인 그의 채널목록을 봤다면 진작에 팬이 되고도 남았겠지만 여태까지 방문하기를 꺼렸던것은 추천된 영화가 '늑대아이'였기 때문이다.




가슴먹먹한 느낌이 너무 강하게 박혀 심장에 뭐가 쿡 박혀 빠져나오지 않을 것 처럼 답답했던 영화이다.

항상 웃고있는 하나라는 주인공의 성정이 나와는 너무 달라, 애니메이션이라는 이유로 말도안되는 인물 설정을 했다 생각했던 것도 하나의 이유기도 하다.





하지만 감독을, 작화를,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이유에서 (몰래) 좋아했다.




- 늑대아이는 한때 어떤 남자가 꼭 함께보자며 노래를 불렀던 영화였다.



하지만 그 남자를 만날 수 없는 여러 이유가 있었고 가슴아팠음에도 기어코 남자를 밀어내며 영화관에서 늑대아이를 혼자 봐버렸다.
보란듯이.
그 사람또한 아쉬워하며 나중에 전화통화로 영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함께 보지는 않았지만 이 영화는 곧 그 남자가 되어 화석처럼 굳었다. ​​언제까지고 때가 될때까지 날 기다리겠다던 그 남자에게서는 2년 쯤 후 결혼소식이 들렸다.




늑대아이를 보면서는 어쩔 수 없는 좋음과 싫음이 아주 복잡하게 얽힌 감정이 꾸륵꾸륵 나온다. 어쩔 수 없는 갭의 현실, 가슴찢어지는 이별, 나라면 무너질 것 같은 책임감과 앞으로 어떡해야할지 모르겠는 캄캄함이라니. 현실에서 느끼고있는 나의 진짜 감정들을 하나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하고싶지 않았고, 내용도 그 밖의 기억도 무엇하나 편안한 것이 없어 포스터만 빳빳하게 간직해두었다.
그런 영화를 짧게나마 다시, 그리고 깊이있게 바라볼 수 있어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었다.


백수골방의 '늑대아이에 숨겨진 의미들'
http://youtu.be/T9J7hnydzEw



호소다 마모루 감독을 무척 좋아하고 그 화면을 사랑해서 졸업작품에서 그의 뭉게구름 기법을 사용하고자 연구한 적이 있었다. 그 작화도 스토리도 탄탄함을 따라갈 수 없어 연구만 하고 그쳤던것으로 기억하지만 백수골방의 영상을 통해서는 뭉게구름의 의미도 알게되었다.
(일본어 공부 하면서도 그런 컨텍스트를 몰랐다니 더 열심히 배워야겠다 생각함.)


원래부터 알고 좋아하던 영화를 다시 꺼내어 보고 또 봐도 원래 느끼던 것 이상으로 뻗어나가지 못하고있다면, 자신있게 백수골방을 추천한다. 더 깊은 눈으로 영화를 이해하게된다.



나또한 저 다락방 깊숙히 묻어두었던 마음아픈 영화들도 하나둘 끄집어내어 다시 보고자 도전하려한다.

거짓말 보태어 90%가 좋아하고 봤던 영화를 다루어 보는 맛이 난다.

다만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에 가슴이 답답할 정도로 먹먹하고 (건축학개론, 조제호랑이물고기들)
이해할 수 없고 (500일의 썸머, 괴물)
아픈 기억이 떠오르는 (시달소, 늑대아이)
영화가 많아서- 보면서도 씁쓸한 입을 어쩌지 못하고있다.

하나하나마다 깃든 아픈 기억들이 되살아나 상처를 후벼파게될지 모르지만
한 번쯤 영화를 영화 그 자체로 보게되는 10분을 가져보길 추천한다.


강추.



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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