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제껏 내가 친구가 많다거나, 친구 복이 있다는 말을 들을 정도의 사람이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

그냥 일상적으로 누구나 다 친구 있잖아? 그냥 그 정도의 친구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던 요즘처럼 멘탈이 종잇장처럼 얇아져서 흔들리기 쉬운 시기에

친구들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려운 일에 응원과 위로, 혹은 공감능력이 뛰어난 친구의 공감보다도

내 생각에 전적으로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그 생각의 '같음'을 확인하는 그 자체로도 그 무엇보다 큰 힘이 되더라.

그런 친구를 두었다는 것에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했다.

 

 

지금까지 결혼생활에서 나는 많은 것을 부정당했다.

내가 익숙한 삶의 방식, 생각의 결, 그리고 무언가를 바라보는 시각.

 

해서 내가 틀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최대한 나는 내가 정말 틀린걸까? 내 생각이 이상한걸까?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되었고, 그러한 부분에서 부딪힐 때마다 물음표를 던졌다.

 

끊임없는 내 자신에 대한 물음표는 나의 생각을 더 견고하게 해주는 과정이 될 수 있지만

나의 경우 그것이 독으로 작용했다.

 

재차 타인에 의해 나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는 행위는

내가 정말 맞는 것인지를 '검증'하는 것이 아닌 '의심'이 되어 나의 자존감과 근간은 흔들려버렸고,

내가 정말 맞는것인가? 라는 나의 선택과 판단 자체를 신뢰하지 못하게 되어버렸다.

 

또한 어떤 선택이 더 옳은지에 대한 고찰은 우리에겐 곧 '갈등'을 의미했다.

 

상대방이 원하는 방향과 나의 방식이 다른 경우

아무리 내가 고민 끝에 나의 생각 A가 왜 좋은 것인지 다시 주장한다 한들, 어차피 상대방이 원하는 방식은 B이기 때문에 이런 주제는 아무런 예열시간도 없이 바로 다툼에 불을 붙는 주제가 되었다. 

그리고 상대방은 네가 맞느냐 내가 맞느냐를 고민하는 것 조차 '시간 낭비다' '그냥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해주면 안되냐' 라고하며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해 자존감을 깎았다.

결국엔 나의 생각이 맞는지에 대한 고찰을 하든 말든 그저 가정의 평화를 고를지 내가 하고싶은 걸 할지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이 반복되었다.

 

그렇게 점차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한 자신감은 낮아지고 세상에 나의 생각을 담을 수 있는 영역이 이렇게나 좁은건가 하는 생각이 들어갈 때 쯤

정말로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친구와 내 자신이 정상의 범주에 드는 것을 확인했을 때의 안도감이란!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이 결혼생활의 힘듦을 토로했을 때 단 한 마디에도 바로 이해해주는 것은

거의 구원받는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요즘은 이상하게 친구들에게서 개인적인 연락이 많이 오고있다.

단체로 톡을 할 때엔 몰랐던 나에게 이렇게나 관심이 있었구나, 를 느끼는 시기이다.

그리고 너무나 감사하다.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더 나의 근황이 궁금할텐데 아무런 SNS도 하고있지 않아서 연락이 더 많이 온 것일 수 있으나

어쨌거나 그 또한 관심이 아닌가.

 

 

 

나에게 연락을 주고 걱정해주는 친구들아,

내가 행복해질게.

이 슬픈 시간 잘 극복해서 더 좋은 에너지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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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멍하니 있는 상태는 두 가지다.

나른하고 피곤한.

때문에 동시에 굉장히 안정된 상태이기도 하다.

 

갑자기 화를 내거나 우울해지지도 못하는 약간 에너지에 불이 안붙는 상태다.

기쁨, 슬픔, 화남, 우울함등등 상반되는 감정의 표를 3D로 표현했을 때

XYZ축 어디에도 치우지지 않은

중간의 부유하는 어느 애매한 지점에 머무르는 감정상태라고 본다.

 

나의 경우 힘든 감정을 단시간에 마구 쏟아내고난 뒤에 그런 멍해지는 타이밍이 찾아오는데

요즘은 그런 시간이 잦아졌다.

 

 

몸은 피로하고 밖에 나가 산책을 할 기력도 없어 집안에만 계속 있다보면

몸은 여전히 늘어져도 머리로는 뭔가 할 것이 필요하다.

적극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잡생각들이 너무 많이 비집고들어오면 힘들기 때문에,

생각없이 볼 무언가가 필요하다 느낀 것이다.

 

그래서 넷플릭스에서 충동적으로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틀었다.

너무 많이 봐서 지겨운 영화가 필요했다.

인묻들끼리 감정 다툼도 없고 적당히 예쁜 화면, 아름다운 음악.

거기에 무슨 대사를 할건지, 어떤 장면이 나올건지 달달 외우고있으니 내가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할 필요가 없다.

아무런 생각없이 볼 수 있는 제격의 조건이 다 갖춰진 셈이었다.

 

멍때리기 좋은 영화 1순위였는데

예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후반부로 가다보면

주인공 하울이 그동안 아무에게도 보여준 적 없는 그만의 비밀 장소에 소피를 데려가는 장면이 있다.

산에 둘러싸인, 꽃이 만발한 들판과 늪과 작은 호수가 펼쳐진 아름다운 곳이었다.

그리고 아름다운 들판 한 켠에 덩그러니 서있는 한 채의 오두막을 보여주며

매해 혼자서 여름을 보내던 은신처라 소개한다.

 

혼자서? 하고 되묻는 소피에게

하울이 응, 하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하는 것을 듣는 순간 내 머릿속엔 그림 하나가 떠올랐다. 

 

 

어린 남자아이가

휑한 외딴집에서

혼자서 얼마나 외로웠을까.

 

 

장면이 상상되는 순간 전조도 없이 갑자기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어라, 내가 왜 우는거지 이유도 모르고 당황할 새도 없이

눈물 망치에라도 얻어맞은 듯 이유모를 서러움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한참을 울고난 뒤 알게 되었다.

아, 내가 많이 외로워서 그랬구나.

 

 

 

며칠 꽤 울고 웬만한 것으로 울지 않게되었길래 나는 내가 금방 괜찮아진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나보다.

나 어쩌면- 정상이 아닌지도 몰라.

함께 있어도 내가 많이 외로웠구나.

 

상황과 감정상태에 따라 작은 것도 이렇게 크게 보이고 다를 수 있다는 데 다시 한 번 놀랐다.

 

지금이 분명 힘든 시기이는 하나,

나 자신에 대해서도 알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금은 극복과 힐링의 시간이다.

이걸 잊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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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엄마 아빠는 나를 배려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준다.

평일의 엄마는 일기를 쓴다, 산책을 한다는 핑계로.

오늘은 주말인데 엄마 아빠는 산에 가신다며 나가셨다.

 

혼자 있는 동안 실컷 울어나 보려고 슬픈 영화들 리스트를 찾아보았다.

내가 이런 거나 찾는 사람이 되다니.

 

네이버나 구글에 ' 슬픈 영화 추천'이나 '이별 극복법' 같은 한심한 질문을 던지는 건

내가 절대로 하지 않는 것이었다.

 

별 소득은 없고 상투적인 눈물 빼기 영화나 추천해주길래

넷플릭스와 왓챠에서 스치듯이 본 이터널 선샤인을 틀었다.

 

학교 다닐 때 신처럼 여겨지던 미셸 공드리의 작품이지만..

왠지 우울하고 난해해 보여 틀었다가 끄기를 여러 번 했던 영화였다.

'보고 싶어요' 같은 목록에 늘 들어갔지만 절대 누르지 않는 몇 개의 영화 중 하나였다.

 

 

지금이 기회다.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는 텅 빈 지금 같은 때 냉큼 틀어버리기 좋을 것 같다.

 

 

 

 

 

 

긴 영화가 끝났을 때

집에 아무도 없어서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러닝타임 내내 펑펑 울었다는 누군가의 감상평과는 달리

나는 영화 거의 끝까지는 괜찮았는데.

 

내게 아직도 이렇게 머리가 아프도록 엉엉 울 눈물이 남아있다는 게 놀라웠다.

물에 빠진 것 마냥 머리가 울리도록 수건을 틀어막고 울었다.

 

영화에서 말하는 것들은

나는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었을 뿐이다...

 

 

 

 

 

언젠가는 생각했다.

너를 만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면 어땠을까?

너를 다시 만나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을까.

너의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어떨까?

 

하지만 안다.

 

너를 다시 만나도, 바보 같은 나는

부족하지만 그런 그대로의 너를 사랑했기에 다시 만나도 널 사랑할 것을 안다.

 

다시 만나도 상처받고 같은 결과를 맞이하겠지만,

내가 너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느낌은 절대 뿌리칠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너무나 소중한 추억과 기억들은 나를 병들게 해도 쉽사리 버릴 수 없는 것이었다.

나는 그 시간들을 사랑했다.

아픔이 군데군데 얼룩져있어도 절대 버릴 수 없는 류의 것이었다.

다시 틀지 못해도 오랫동안 끌어안고 있게 되는 아끼던 LP판처럼.

 

그 시간이 네가 함께 있어서인지, 아니면 내 예쁜 순간을 통째 담고 있어서인지

아니면 그냥 그 시절의 내 인생 자체라서 인지는 잘 모르겠으나,

나는 차마 너를 지울 수도 없다.

 

 

 

그래서 그런 말을 했다.

며칠 전, 친구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그거 알아? 신데렐라의 요정 대모가 신데렐라 옷이랑 구두가 다 찢겼을 때 나타났잖아

 

신데렐라라서, 신데렐라가 착해서 요정이 나타난 게 아니라
요정 대모는 절망하는 사람 앞에 나타나는 거라는 말이 있더라

 

요정이 지금의 내 앞엔 언제든 나타날 것 같아서.

오면 무슨 소원을 빌까 생각해봤는데

난 오빠 만나기 전으로 돌려달란 소원은 싫더라

 

대신 오빠가 날 잊어줬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고 싶었어

 

내가 오빠를 사랑한 기억은 아파도 그대로 갖고 여기까지만…

좋았던 추억 사진 물건 다 남아도 되는데 오빠만 날 놔주면-

 

오빠가 나와의 기억을 다 잊어도 좋으니그저 지금 날 자유롭게 해 줬으면 좋겠어. 

 

 

 

나는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다.

 

때문에 작은 먼지만큼도 후회는 없다.

 

 

 

다시 태어나면 너와 결혼할 것이냐는 누군가의 질문에

쉽사리 대답하지 못했으나

이번 생만큼은.. 나는 내 삶을 너에게 던졌다.

 

너에게 나를 걸어보자 생각하여 지금까지 왔다.

 

나의 가장 아름다웠던 시간을 너와 함께 나름 아름답게 보냈으니 

남은 시간은 내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게 놓아달라고.

 

 

 

이터널 선샤인에서 보여주었듯, 

나는 기억을 모두 지우고 나서도 널 만나면 다시 사랑할 것을 안다.

 

반짝이는 눈, 나를 향한 갈망.

네가 보여준 거대한 세계는 아름다웠고, 내가 혼자서는 볼 수 없었던

너라는 렌즈를 씌워 함께 보는 세상이 180도 달라 보이는 마법을 부렸다.

그런 달콤함에 젖어 내가 그동안 지어둔 마음의 집까지 무너지게 만들었다.

 

그 기억을 생각하면 난 언제고 마구 울음을 터트리게 될 만큼 나를 붙잡은 강력한 마법이자 저주였다.

 

사랑하고 행복하고 상처받고 좌절하는

짧지 않았던 여러 번의 순환을 거치면서 이제는 안녕을 고할 때가 되었음을 느낀다.

 

 

다시는 너와 사랑하지 않기 위해서

영원한 이별을 해야 한다고.

 

 

가슴을 울리게 공감했던 평을 끝으로 마친다.

무차별한 권태의 폭격에도 파괴되지 않고 결국 남는 것은 사랑했던 이유가 아니라 사랑했던 시간들이다. 「이터널 선샤인」은 그 모든 기억마저 사라진 뒤에도 사랑했던 흔적과 습관은 남아 우리의 등을 다시금 떠민다고 말한다.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이라면, 그곳이 진창이든 꽃밭이든, 그래, 좋다. 다시 또 한 번.

- '이터널 선샤인' 아픈 기억 지운다고 사랑이 잊혀질까, 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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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산하고 3일째이다.

날짜는 늘 가물가물한데

유산은 화요일이었으니, 오늘은 금요일이니 아무튼.

첫날엔 몸이 가벼웠는데 아마도- 수액이니 뭐니 잔뜩 몸에 꽂아대고 집어넣어서

괜찮았던건가보다.

 

어제부터 몸이 그렇게 물 먹은 솜처럼 무겁더니

오늘은 푹 자고 일어났는데도 그렇게 피로하다. 1분정도 서있는 것도 힘들어서

의자와 스툴을 찾았다.

 

그래서 침대에 걸핏하면 누워서 멍하니 있는데

침대에 누우면 그렇게 별 생각이 많이 난다.

 

어머님과, 남편과.. 코리와..

 

 

방금은 그런 생각이 났다.

 

서운했던 것 중 하나인데,

결혼할 때 우리는 남편에게 양복과 구두를 해주었는데

남편은 내가 빌리는 웨딩드레스도,

친구가 직접 만들어준 웨딩드레스도 어느 것도 해주지 않았다.

당시의 남편 변명은...

'내가 직접 가서 고른것도 아닌데 뭐'

혹은

'내가 주문해서 만든 드레스도 아닌데 내가 사줘야해?' 였다.

 

 

너무 너무 서운했지만 나는 애써..

그냥 참았다. 그래. 자기가 주는건 본인이 골라서 주고싶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애써 시부모님이 주시는 가방... 그래, 가방을 받으니까 그 것 대신으로 생각해야지...

 

 

 

그런데 이상하다.

서로가 생일 선물로라도 서로에게 사랑의 증표와 마음으로

선물을 주는 것 아닌가?

 

 

문득 모파상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떠올랐다.

 

시계를 팔아 아내의 머리 장식을 산 남편

머리를 잘라 남편의 시계줄을 산 아내

 

그 남편의 시부모가 대신 목걸이를 사주었었다고 한들 그것이 남편의 마음이라고 보기에는-

크리스마스에 마음을 전했다고 보기에는 힘든 것 처럼.

 

내가 서운하고 이상한 감정이 드는 것은 절대 이상한 것이 아니었다.

 

 

받았기 때문에 나도 주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위하는 부부로서의 그림은 모파상의 크리스마스 선물의 부부같은 것이었다.

부족하고 가난해도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나의 폭포처럼 떨어지는 아름다운 머리와 오랫동안 간직한 소중한 물건을 희생해도 기쁘게 무언가 줄 수 있는 관계를 늘 바라왔다.

 

 

애써 참아왔던 것들을

이해해주지 못하는 사람에게 어떤 방식으로 설득해야하나 수많은 고민을 했었는데

이제 그만 벗어날 때가 된 것이지.

 

 

나를 이해해주는 세계로 가고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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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있으면 별 별 생각이 다 나는데,
우울해질 때엔

몇 달 뒤 자유롭게
회사도 그만두고
하고싶은 것 할 수 있게 될 때
뭘 하면 좋을지 상상하면
금새 행복해진다.

몇 주 동안 서핑을 하자.
마음껏 질리고 새카맣게 탈 때까지.

한 군데 장기 체류해놓고.

예전에 갔던 불친절했던 양양 서핑샵에 가자.
나한테 관심도 없고
묻지도 않을 오지같은 거기로 가야겠다.
뭘 입고갈까.




뭔가 너무 아무것도 안들리는 고요속에서는 우울해지니
뭐라도 틀어놓고있고싶어지는데,
넷플릭스로 이미 몇 번 봤던 애니를 틀었더니
계속 말귀 알아들으려고 애쓰는 버릇이 튀어나와서
휴식이 안되더라.



클래식이 듣고싶어졌다.
피아노곡을 듣자.
라흐마니노프를 할까 바흐를 할까
모차르트 진혼곡은 좋지만 지금은 넣어둬야겠지?

예브게니 키신과 정명훈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콘첼토 2번을 틀었다.
아이폰은 이 곡을 틀기엔 좀 아쉽다.

좋은 스피커를 집에서 가져와야하나.
거실에 있는 바깥 스피커를 쓰려면
시디로 틀어야 하는데 당근에서 찾아볼까.



콘서트도 다니고싶다.

피아노도 치고싶다. 다시 배워볼까.
우리집 좋은 피아노는..
어릴때에도 2-300했던 엄청 좋은게 시댁에 가있어서..
오니짱네 전자피아노를 가져올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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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지난주 지지난주.

올해를 시작하면서 4월은 목표한 커리어를 채우고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희망의 달이었는데,

가장 슬픈 4월이 되었다.
지금은 딱 결혼한지 3년 2개월이다.

자세한 전후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오늘은 이 글을 올리기 딱 두 시간 전부터 머릿속에 벼락처럼 내려온 생각을 적으려한다.


귀환


티스토리를 몇 년 만에 휴면해제를 하여 들어오니 마지막 블로그 글이 놀라웠다. (마치 펜시브를 가진 느낌이었다.)
지금과 놀라울 정도로 같은 생각과 같은 문제로 힘들어하는 나를 보며

내 눈과 감이 틀리지 않았었다는 것에 그나마 작은 위로를 했다.

극악했던 지난 며칠의 기억들. 그리고 어제.

심신의 안정을 취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안되는 나의 상태에

지금 이렇게 모바일 자판을 두드리고 있으면 안되는거지만,

글을 쓰지않고는 못배길 것 같았다.

자기 위해 누워있었는데 문득 고등학교 때 기억이 떠오르며 큰 깨달음이 와서이다.

ㅡㅡㅡㅡㅡ


이유를 알 수 없는 따돌림의 파편

고등학교 1학년 때 나는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다.
내가 어디가서 쉽사리 무시당할만한 사람은 아니라(왠진 모르겠지만 굳이 따지자면 차도녀같은 이미지때문같다.)

여러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한건 아니고 충격적이게도 나와 가장 친했던 멤버 넷이 나를 가장 우습게 보는 주범이 되었다.
시작은 굉장히 어리둥절한 포인트에서 시작했는데, 별것도 아닌 ‘너는 왜그래?’ 라는 식의 몰아가기를 하며 작은 놀리기에서 시작해서 점점 내 등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등 점점 유치하지만 노골적인 괴롭힘으로 이어졌다.

지금 돌이켜봐도 고등학교 때의 나는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착하고, 성실한 모범생에 외모도 예쁜 편이었고, 집안도 준수하고 성격이 이상한 것도 아니었다. 수준차이가 나는 나를 우습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데 희열을 느꼈던 것일까? 막 때리거나 그럴 깜냥은 안되는 애들이라 심각하다 보긴 힘들었겠지만 친했던 친구들의 갑작스러운 태도 돌변은 괴로웠고.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것들을 꼬집어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고가는 것은 정신적으로 혼란을 주었다.
다 잊었지만 기억에 남는 하나는 이거였다.
“야, 너 우리한테 ‘얘들아’라고 부르지 마. 기분 나빠.” 나에겐 너무 충격적이었던 사건이라 똑똑히 기억한다. 나는 그게 왜 싫지? 왜 안되지? 생각하며 기분나쁠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는 다른 생각을 가진 상대의 생각도 존중해야한다고 (모범생 DNA의 친오빠와 탈무드와.. Fidler on the Roof의 영화 등으로부터)배운 사람이었고 나와 다르다고 느껴도 이를 상대에게 굳이 따지고 보는 성격이 안 되었다. 더불어 갑자기 상대가 강하게 나오거나 할 말없게 하면 말을 잃는 성향의 다소 내성적인 아이였다.
나는 따지느니 ‘뭐, 싫을순 있는데 굳이 화낼 정도인가?’ ‘그냥 그 말을 쓰지 말지’뭐 하는 쿨한 타입이기도 했다. 지금도 그렇다
하지만 이런 나의 태도가 애들로 하여금 별 헛소릴 해도 내가 그냥 받아주거나 넘어가니 샌드백으로 쓰기 좋겠다 생각했나보다.

그렇게 살면서 괴롭힘이란걸 처음 겪어봤다.


나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을 다수가 부정하는 상황에 놓이는 것은 충격적이다. 생각해보라. 우리 집에서는 항상 계란에 소금을 쳐 먹는데, 점심시간 도시락을 깐 친구들이 계란에 소금쳐먹는 이상한 집이 어디있냐? 간장소스를 해야지. 하고 말한다면 어떻겠는가. 내가 아는 한 많은 한국의
가정에서 소금간을 한다. 심지어 요리사가 나오는 일본 드라마에서도 이 둘중 하나를 고르라면 뭘 선택할거냐는 물음에 주인공 셰프는 소금을 칠거라고 했다고!
어쨌거나 고등학생 사춘기 시기, 친구들과 관계가 중요한 시기 친하던 멤버의 갑작스런 태도변화는 나에게 충격이었고, 상식선에서 이해가 가지 않는 트집은 날 병들게 했다. 나와 놀다 괴롭히던 세 명은 반에서 약간 아웃사이더같은 친구들이었는데 ‘착하다’고 생각해서 친해졌으나 사실은 찌질한 아이들이었다. 공부도 못하는데 날티는 없고 세련되지는 않은 그냥 찌질한.ㅎㅎㅎ


공부도 전교30등안에 들고 반듯했고 모난 적 없고 반 아이들과 두루 친했던 나를, 그 공부도 못하는 찌질이들이 놀리는 상황은 조금 이상하다. 다행히 그덕분에 그 애들을 따라 날 놀리는 애들은 없었다. 내 손을 끌고가며 오늘은 쟤네랑 점심밥먹지 마, 하는 친구도 몇 몇 있었으나,(여학생에게 점심밥 멤버는 친구 그룹을 결정짓는 엄청 중요한 이벤트다)
나는 이상하게 그걸 전부 거부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고등학교 1학년 내내 같은 반에서 지내야하는데
같은 공간에서 지내면서 무시하는 일은 불편하니까.

 

누가 봐도 지금 내가 봐도 이건 답답한 대처였지만
그런 내 뺨을 때리며 정신차리게 할 정도의 친우는 없었고, 그냥 그렇게 고구마같은 1학년을 보냈다. 어떻게 끝났냐고?
2학년 반 배정이 되기 전 학교에 말해, 괴롭힘 받는
학생들과 반을 떨어지게 반배정을 받았고
허무하게도 그렇게 나의 괴로움은 간단히 종결되었다.


그 이후로 난 쭉 행복하게 살았대요-하고 잔잔하고 평범한 고등학교 생활을 마쳤다.

신기하게 느낀건 2학년을 올라가며 정말 잘 맞는 친구들을 만났는데, 그전 애들이 나에게 태클 걸던 어떤 요소도 문제 되지 않는 것을 발견한 것이었다.
부정당하던 나의 자그마한 세계가 전혀 이상하지 않다는걸 알려준 친구들이었다.
(마치 해리포터가 마법사로서 자각이 없을 때 주변의 일반인+가족들이 넌 이상한 애야! 라고 정신적 폭력을 당하다가 마법세계를 조우했을 때의 기분과 비슷할 것 같다.)


그 때 처음으로 마음과 생각의 결이 맞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인생 만족도와 정상적인 정신 유지에 중요한지 깨달았다.


남은 고등학교 생활동안 예전의 그 찌질이들과는 마주친 기억도 별로 없을 정도로

싸그리 잊고 지냈을 만큼.

 

그 때의 교훈이- 15년도 더 전의 교훈이

잠자려다 번뜩 떠오른건 우연이 아닐거다.


몸조리를 해야하는 내가 새벽 1시에 벌떡 일어나 글을 쓸 수 밖에 없는 이유다.


해리포터에 등장하는 마법 생물중에 ‘보가트’라는 것이 있다.
그 생물과 마주친 사람은 그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언가로 변해 모습을 드러낸다고 한다.

사람 관계가 다툼으로 불편한 순간.

이것이 아마도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일거다. 이 상황이 싫어 나는 끌려다녔다.
멍청하게 내가 원하지 않는 관계를 유지하면서 나 자신을 그 관계의 감옥에 가두어 왔다. 만약 내가 보가트를 만나면 보가트의 모습은 화내는 남편의 모습일까? 아니면 짜증난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눈치를 보아야할 때의 남편일까?

관계가 틀어지는 불편함이 싫고 이혼이라는 관계의
파탄으로 사랑하는 시가족일가와 나의 행복했던 일부 결혼 생활의 추억들이 산산이 부서지는 꼴을 죽어도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고등학생의 점심식사 메이트 따위와는 차원이 다른 고차원의 지켜야할 것들이 더 많이 얽힌 관계를 끊을지 말지를 지난…. 수년 수개월간 수백번을 고민했다.

나는 맞아도- 나의 세계를 부정당해도- 결론은 많은 부분에서 맞으니 괜찮은 관계일거라 위안하며 그저 유지되는 상황의 안일함에 기대고자 했던것이다.

하지만 이젠 이건 아니란 것을 안다.

고통을 고통이라 말하지 않는 것.
잘못된 관계의 끈을 놓지 않고 힘든 상황을 피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아마 내가 평생을 살아가며 맞서 싸워야하는 보가트- 두려움의 실체일 것이다.
남편과의 관계는 자살 충동도 일으키며 정신상담을 받아야할지 진심으로 고민했을 만큼 심각한 문제들이었다. 하지만 지금 마음을 가다듬으려 들어온 블로그에 그런 우중충한 마음을 그대로 올릴 수 없어 오랜만의 글은 열심히 최대한 유쾌하게 써보려 애썼다. 최근 다시 읽게된 해리포터의 영향이 없지는 않지만. 앞으로 10여년 후의 나조차도 ‘이 때 별로 안 힘들었나?’ 생각할까 살짝 고민될 정도로 나름 유쾌하게 쓴 글이 되긴하지만 어쩌겠는가. 이것도 내 성격인 걸.
긍정적인 이야기를 해야 극복하지.

미래의 내가 오늘의 내가 쓴 글을 보며 우울하고 슬픈 기억만을 떠올리게 하고싶지 않아, 미래의 나녀석에게 토닥토닥 하고 길게, 아주 길게 길게 팔을 내어 마중을 나가는 글이다.
위로하는 글이다.
너 참 잘 참았다고, 엄청 마음고생했던거라고-
그동안 필요없는 힘듦을 겪고있었다는 것을 자각한 순간,
이제 깨달음은 거기까지! 예전의 승리의 기억 되살려
지금의 폭언과 망언의 소용돌이 세계에서 빠져나오라고. 그렇게 말해주려고 잠을 뿌리치고 글을 썼다.


하여 현재의 나는
곧 나는 말하러갈거다.
퇴치의 주문이 아닌,
행복을 찾는 주문을 외우러. 리디큘러스.

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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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생활을 하년서 이혼을 생각하는 또래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 주변에도 나처럼 고통받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나만 이렇게 힘들고 불행한가- 라는 우울한 생각에 도달하여)
그만두었다.

일상적인 날이었다. 아니 일상적인 것보다는 조금 특별한 일상적인 날.
어머니의 생신이어서 집에 초대를 드렸다. 남편이 미역국과 각종 요리를 했고, 정말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산책을 했고, 그렇게 잔잔하니 즐거운 대화가 연속되었던 하루가 끝나고 집에 들어오자마자 남편은 기분이 저조해졌다.
이제는 일상이 된, 갑작스레 기분이 다운되고 작은 일에 짜증을 부리고 화를 내기도하는(본인은 절대 화를 낸 게 아니라 ‘약간’ 언성이 높게 들렸을 뿐이라 말하는) 남편을 보며 내가 현재 작은 일에도 움찔, 말을 조심하게 되고 눈치를 보게되는 나 자신을 보게된다.
그리고 먼저 잠든 남편 옆에 누워 어디에서부터 이 관계가 잘못되었던 걸까 생각했다.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리즈가 이혼을 고민하며 잠 못이루고 일어나 하늘의 이름 모를 신께 기도를 하는 장면이 문득 떠올랐다.
너무나 슬프게도 그게 나 같았다.
새벽 두시 반이 넘는 지금은 추석연휴가 막 시작하는 날이다. 몇시간 뒤면 우린 일어나 시댁에 갈 것이다.
그런데 잠이 오지 않고 어디에서부터 이런 상황과 하루도 마음 편하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지 고민했다.
신혼집은 익숙해졌지만 부모님집이 더 편하고, 엄마와 단 둘이 대화하고 함께 있을 때 더 사람같의 대화같고 마음이 놓이고 안정감을 느낀다는 것을 알았다.
그 사실이 나를 너무 슬프게 했다.
가장 가까워야할 사람과 나는 가까이서 대화하고 공감하고 새로운 지식과 즐거운 것들에 신나하지 못한다. 남편은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투 콘텐츠를 소비하며 내게 보여준다. 같이 웃고 재미는 있지만 내가 원한 건 이런 휘발성의 잠깐의 행복 따위가 아니었는데.

진정한 가족인 엄마 아빠와 있을 때와 달리 남편과 함께 있을 때 나는 늘 긴장하고 그의 의중과 분위기를 살피고 기분이 좋다가도 말을 자칫 알아듣지 못해 기분상해하는 상황이 오는 것을 늘 두려워하고있었다.
먼저 잠든 남편 옆에 누웠으나 잠이 오지 않았다.
핸드폰을 집어 거실로 나오려다 실수로 테이블에 올려진 그의 안경을 떨어트리니 대번 짜증을 내고 돌아누워 깨어 핸드폰을 하더라.

오늘은 엄마의 생신상을 함께 먹고 기분좋게 집에 들어왔는데,
힘들어요? 라는 물음에 당연히 피곤하지 피곤하다고 했지않느냐 대뜸 수고했다는 말도 안해주었다며 짜증을 내는 남편을 보며
난 당황과 어쩔 줄 몰라했다가 나중에는 화가 마구 났다.

난 남편을 나무란 적이 없는데 남편에게 그런 기분상하는 소리를 들어야할 건 없었을 것 같은데.
화내는 사람에게 그래도 고생했어, 수고했어 라는 말은 본인 엄마나 가능하다는걸 나이 삼십줄이 넘어서도 모르는걸까. 화내는 사람에게 좋은 말이 나오지 못하는 건 부처가 아닌 일반적인 사람은 모두 그럴텐데 나이차 얼마 나지도 않는 상대가 그런 현인이기를 바라는 건가. 기가 막혔다.
예전과 달리 이제는 싸움을 지속하지 않는다. 입을 닫았고, 그리고 우리는 다시 말 하마다 섞지 않았다.

남편에게 고마웠던 하루가 이렇게 끝나버렸다는 것에 속상했다.
고마운 일을 했다고 해서
그 훈장이 상대방에게 막 대해도 된다는 면죄부가 되어주진 못하지 않나.

남편은 본인이 장모에게 생일상 차려준 공을 인정받지도 못했다고 기분이 상한 듯 한데 이럴 때엔 어떡해야하나.

크게 보아 남편은 늘 이런 식으로 본인의 공을 인정받고 칭찬받는 것에 목을 맨다. 그리고 칭찬은 의무적이다. 하지 않으면 싸우는 요인이 된다.
작은 것에 예민하니 자주 다투게 되고, 앞 뒤 말도 안되는 논리로 갖다 붙이는 남편의 화법은 나를 점점 화나게하여 싸움은 몸싸움으로도 번진 적이 있다.
남편이 무력으로 날 때린 적도 있다. 베개로 때렸지만 그때 난 충격으로 머리가 멍할 정도였고 담이 왔다.

돌이켜보면 유튜브에서 말했듯 내가 참고 내가 예쁘게 말하고 내가 브레이크를 잘 잡으면 우리가 다툴 일은 적어질 지 모른다.
그런데 왜 나만 그래야하지? 하는 생각이 드는거지.
결혼은 남편이 먼저 원했고 식은 서로의 합의해 올렸는데
남편에게 그렇게 대단한 여자가 되어줄 의지도 그럴 가치가 없다고 느끼는 것이 크다고 본다.
이렇다할 직장도 없고 집안이 대단한것도 아니다.
내가 보고 결혼한 것은 그의 좋은 성격과 시부모님이었는데 시부모님과의 관계가 좋지만서도 매일을 사는 남편이란 사람의 성격은 내가 잘못 본것이 맞다. 정확히는 그가 날 속였다는 생각도 한다. 연애때와는 전혀 달라졌기에.


그래서 많이 지쳐간다.

처음으로 이혼 이라는 단어로 검색을 해보았다.
유튜브에 이혼으로 치닫는 네 가지 요소 라는 영상을 차례차례 보며 반성도 하고 여자가 잘해야한다는 얘기에 반론을 하고싶어지기도, 맥이 빠져 해야할 말이 생각나지 않기도 하더라.

김미경 멘토가 들려주는 이혼에 대한 이야기에 약간 희망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받아 그 기분으로 일단 오늘 밤은 마무리 하려고한다.

내가 이 결혼을 한 이유는 앞서 말했지만 딱 두 가지였다.

남자의 성격과 좋은 시부모님.
결혼 직전 남편과의 미래가 고민되었을 때
시어머님과 남편이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잘 모르지만 너무 존경스럽기까지 한 어머님을 보고
남편이 변할 것이라는 희망을 걸고 결혼했건만
열어놓고 보니 남편은 예민함과 약한 심정을 어머님을 닮고 성격은 시아버님을 빼다 박았더라. 어머님과 별거하다시피 하는 아버님과....

절망적이었는데 그래도 잘해줄 때 너무 잘해주는 남편을 보며 위로하기를 수 달, 이제는 점점 지쳐간다.

내일 일어나면 잘 달래주며 내가 요구하는 당신의 변화를 말해야겠다.
그 마저도 하지 않는다면...나는 추석때 시댁이고 뭐고 당신과 꿈꾸는 미래를 다시한 번 생각해볼지도 모른다

좋은 생각 희망과 에너지를 머금고서 내일 부드러운 아내가 되어야지.
부디 내가 결혼한 남자가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었기를 기대하며 이만 마친다

새벽 3시5분, 김미경 멘토님 영상 다시 보고 잠들어야지.

Posted by 진배리움
,

안녕 여러분,

이 인사에 답을 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근 2년 반만에 티스토리 블로그 창을 열었다.

영향을 잘 받는 스타일이라

이렇게 갑작스레 어디서 글 쓰기에 대한 글을 읽었더니

갑자기 꽂혀서 로그인하는 아이디도 기억이 안나는 계정을 찾느라 이메일을 7통씩 받으며 난리를 쳤다.

 

이 블로그는 아무도 보지 않기 때문에 나를 숨기고,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솔직할 수 있는 곳이다.

더욱 솔직한 이야기를 할 수록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겠지만,

그럴수록 나는 이 세상에 고개를 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일기를 왜 인터넷에 올리냐는 이야기는 싸이월드가 있을 때부터 있던 이야기지만

사실 나만 아는 이야기를 나 보자고 쓰는 글은 재미가 없다.

물론 안네의 일기가 대단해 보이는 것은 그 때문이다. 특수한 상황이 있어서 글을 남기고 싶을 수 있지만 나에게는 그런 것이 없다. 사진과 영상으로 나의 매일의 이야기를 기록하지만 이런 구슬들을 꿰어 책과 스레드로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 게을러서 그렇다.

 

유튜브도 하고있는데, 음-

많이 게으르고 에너지가 부족하다 보니 한참을 방치해둔 지 오래다.

 

그러다가 갑자기 다시 영상을 돌려보며 만들어볼 생각을 하고 있다.

 

에너지의 흐름이 너무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 같아 걱정인데,

오늘부터 꾸준히 뭐라도 적어볼까 한다.

 

미래를 약속하는 것은 나에게 큰 용기가 필요한 일이라서

나중에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지 않기 위해

작은 짧은 히비오르라도 적어봐야지, 하고 생각한다.

 

사람 된 도리로 

어떠한 감정 하나 없이 하루를 보내는 일은 많지 않기 때문에.

 

 

오늘, 회사에서 급하게 블로그를 깨운 첫 장을 연다.

 

앞으로도 잘 부탁해 진배리움.

나만의 수족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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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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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마무리

Space 2018. 1. 29. 00:09

오늘 비밀훈련은 지난주보다 덜 힘들었다. 몸이 녹진녹진해진느낌이다. 뿌듯한 일요일 아침을 보내고 집에서 게을러져서 하미터면 샤워 늦게한 탓에 감기에 걸릴뻔했다.

오늘은 역시나 티비앞에서 하루를 보냈네.
우드잡, 흑기사, 빅 히어로는 또 봤고.
역시 이번 주말 최고의 영화는 월플라워다. 엠마왓슨의 성인이 된 후의 연기가 나쁘지않았지만 그보다 한 소년의 성장기 사랑을 담백하게 보여줬고 제목에서 오는 아릿한 문학작품스러움이 참 좋았다. 글 쓰는 사람이 적어낸 이야기는 역시 다르다.

방 정리를 싹 했더니 깔끔해졌다.
그리고 내일 회사 가기전 이메일을 열어봤는데.... 휴... 혼날것같은데 아몰랑 ㅠㅠ 내일 아침새벽에 해야지...
죄송합니다.
전 이 일이 안맞는것같아요...

춤을 배워보는건어떨까?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는 일일 수강 희망자로 미어터진다는데... 너무 비쌀것같은데 배우는건 제대로 해야지 않을까?
그 전에 요가부터 제댜로 해야하나싶어서 선뜻 몸이 잘 안간다.

아참, 오늘 TLX Pass를 등록했다. 패스로 헬스장 요가 뭐든 운동관련은 대부분 한 번에 가서 쓸 수있는 쿠폰제 운동서비스인데 삐군것까지 함께 샀다. 삐군건 선물!! 얼마전의 나이키 구매한것 퉁치고 생일 선물 대신으로 달라고 하네요. 낭만이 없어서 좀 그런데 오빠가 나 배려하는 듯. 아니 요즘 돈 들어갈 곳이 많아 그런가?

여하튼
새로운 것이 다 멋져보이고 눈이 자꾸 가는 요즘, 영 일은 마음에 들어오질않는다. 어떡하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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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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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모시기

Space 2018. 1. 27. 12:28

가까운 시내에서 짧은 모임을 했다.
삼삼오오 뭉쳐가는 와중에 나를 포함한 마지막 인원은 ㅅㅁ차에 타기로되었다.
준비를 다 하고 나가려는데 함께 가기로한 ㅇㅅ가 잠깐 일이 있다는것이다. 짧으니 기다리겠다며 ㅇㅅ와 ㅅㅁ님이 같이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얼마 후 ㅅㅁ만 나오는것이다.
“우리 먼저 가래”
그래서 우리는 혼자 택시를 타고오나보다 쪼로록 차를 얻어 타고 막 떠나는데, ㅇㅅ한테 전화가 온다.
“어디있어? 왜 아무도 없어?”
“네? 저희 차타고 가고있어요. 먼저 가라고 하셨다고...”
“누가그래??”

삐진 티 확 나고 지는 그런말 안했다고 하고 ㅅㅁ가 그랬다 말하면 고자질되고.
차 돌리는 중이라고 하는데도 혼자 갈테니 어딘지만 말하란다.
굳이 같이가겠다고 넙죽넙죽 달래고 근처오면 바로 태우러 가겠다고 전화하랬더니 지가 타이밍 이상한 시간에 전화하고 성질부리더니 다시 p턴 하게해놓고는 1분 기다리는동안 추운데 기다리게한다고 ㅈㄹㅈㄹ..
그러게 내가 말할때 전화를 끊지 말았어야지ㅋㅋ 내가 중요한 얘기했잖아? ㅋㅋ
차에 타서는 가란다고 진짜 가???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어 ㅅㅁ도 웃더라
딴소리하는 이런 싸이코랑 같은 솥밥을 먹는다니 앞이 아득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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