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만화중에 러브 콤플렉스 라는 일본애니가 있다.

주인공이 애인을 만들고싶다며 졸라 미팅을 하고난 뒤 이런 장면이 나온다.



어쩜.
이렇게까지 정확한 설명을 한 사람이 또 있을까.


눈이 높다 와 까다롭다 는 조금 다른 경우인걸 모르는 것이 아님에도 결국 결과는 같다.

애인이 없다는 것.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살면서 몇 번 없다는 사람은 아마도 뭐가 되었든 주변에서는 좋게 말해서 '넌 눈이 높아서 그래' 라고 하는 것 같다.

나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것에 두려움을 가지고있다. 누구도 편히 사랑에 빠져본 적이 없다. 사랑에 밀당이 필요하냐는 질문에 혜민스님의 말씀이 너무도 와닿았다.
적어도 사랑의 걸음걸이 속도를 맞출필요는 있다, 라고. (내 나름대로 해석해 가슴속에 담고있는 말이라 정확한 워딩이 아닐지 모른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친구가 말했다. 애초에 사랑이란 없다고. 너는 이미 환상속에 사랑할 사람을 정해놓고 앞에 대상을 그 환상이라 여기며 포장할 뿐이다라고.

충격적이었던 이 말은 어느 학자의 이야기를 해준 것일테지만 어쩌면 나는 그것을 이미 마음 속으로 잘 알고있었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환상의 동물만큼이나 까다로운 사랑의 피사체를 그리고있어서 그런 사람을 만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하지 못했던 것도 있다. 그래서 약간의 호감이 생긴 누구를 제대로 쳐다보며 현실을 보려하지 않았다.

고개를 돌렸다. 접근전에 이르렀을 때 겁쟁이는 고개를 돌린다고했다. 내가 딱 그런 자세로 지금까지 살아온 것에 조금 후회한다. 지금은 주변의 친구들과 세상을 알가며 그 환상조차도 조금은 현실적으로 조형해가는 지혜를 얻고있음에 아주 감사할 따름이다. 누군가의 압력이 아니라, 내가 유해지고 있다는 것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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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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