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의 마무리

Space 2018. 1. 29. 00:09

오늘 비밀훈련은 지난주보다 덜 힘들었다. 몸이 녹진녹진해진느낌이다. 뿌듯한 일요일 아침을 보내고 집에서 게을러져서 하미터면 샤워 늦게한 탓에 감기에 걸릴뻔했다.

오늘은 역시나 티비앞에서 하루를 보냈네.
우드잡, 흑기사, 빅 히어로는 또 봤고.
역시 이번 주말 최고의 영화는 월플라워다. 엠마왓슨의 성인이 된 후의 연기가 나쁘지않았지만 그보다 한 소년의 성장기 사랑을 담백하게 보여줬고 제목에서 오는 아릿한 문학작품스러움이 참 좋았다. 글 쓰는 사람이 적어낸 이야기는 역시 다르다.

방 정리를 싹 했더니 깔끔해졌다.
그리고 내일 회사 가기전 이메일을 열어봤는데.... 휴... 혼날것같은데 아몰랑 ㅠㅠ 내일 아침새벽에 해야지...
죄송합니다.
전 이 일이 안맞는것같아요...

춤을 배워보는건어떨까? 원밀리언 댄스스튜디오는 일일 수강 희망자로 미어터진다는데... 너무 비쌀것같은데 배우는건 제대로 해야지 않을까?
그 전에 요가부터 제댜로 해야하나싶어서 선뜻 몸이 잘 안간다.

아참, 오늘 TLX Pass를 등록했다. 패스로 헬스장 요가 뭐든 운동관련은 대부분 한 번에 가서 쓸 수있는 쿠폰제 운동서비스인데 삐군것까지 함께 샀다. 삐군건 선물!! 얼마전의 나이키 구매한것 퉁치고 생일 선물 대신으로 달라고 하네요. 낭만이 없어서 좀 그런데 오빠가 나 배려하는 듯. 아니 요즘 돈 들어갈 곳이 많아 그런가?

여하튼
새로운 것이 다 멋져보이고 눈이 자꾸 가는 요즘, 영 일은 마음에 들어오질않는다. 어떡하면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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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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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 모시기

Space 2018. 1. 27. 12:28

가까운 시내에서 짧은 모임을 했다.
삼삼오오 뭉쳐가는 와중에 나를 포함한 마지막 인원은 ㅅㅁ차에 타기로되었다.
준비를 다 하고 나가려는데 함께 가기로한 ㅇㅅ가 잠깐 일이 있다는것이다. 짧으니 기다리겠다며 ㅇㅅ와 ㅅㅁ님이 같이 회의실에 들어갔는데 얼마 후 ㅅㅁ만 나오는것이다.
“우리 먼저 가래”
그래서 우리는 혼자 택시를 타고오나보다 쪼로록 차를 얻어 타고 막 떠나는데, ㅇㅅ한테 전화가 온다.
“어디있어? 왜 아무도 없어?”
“네? 저희 차타고 가고있어요. 먼저 가라고 하셨다고...”
“누가그래??”

삐진 티 확 나고 지는 그런말 안했다고 하고 ㅅㅁ가 그랬다 말하면 고자질되고.
차 돌리는 중이라고 하는데도 혼자 갈테니 어딘지만 말하란다.
굳이 같이가겠다고 넙죽넙죽 달래고 근처오면 바로 태우러 가겠다고 전화하랬더니 지가 타이밍 이상한 시간에 전화하고 성질부리더니 다시 p턴 하게해놓고는 1분 기다리는동안 추운데 기다리게한다고 ㅈㄹㅈㄹ..
그러게 내가 말할때 전화를 끊지 말았어야지ㅋㅋ 내가 중요한 얘기했잖아? ㅋㅋ
차에 타서는 가란다고 진짜 가???
ㅇㅈㄹ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이가 없어 ㅅㅁ도 웃더라
딴소리하는 이런 싸이코랑 같은 솥밥을 먹는다니 앞이 아득하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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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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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후다닥 하루가 졌습니다.
잘 버텼다, 나를 토닥토닥 하며 무서운 추위를 뚫고 몸을 푸는 마사지를 해줬습니다.
아아, 좋다!

배시시 웃음짓는, 주말 엔돌핀이 (아직까진) 효력을 발하는 요일

#화요일 내일은#수요일 #인간엔돌핀만나러갑니다
#눈오는날 #snow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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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퍼홀릭

Space 2018. 1. 23. 07:00

오늘은 나*키 임플샵에서 쇼핑!
이거랑 이거이거중에 뭐살까? 사실 다 예쁘고 다 필요하긴해 라고 아주 만족 뿌듯뿌듯해하며 머리빠지게 고민하는데 삐군이 카드내면서
“이거 다 주세요”
완전 멋있게 사줄게! 근데 선물 아니고 내가 산다고 호언장담해서 집에 두고온 지갑이 마음아파하는중 ㅋ
#쇼핑 #탕진잼 #그다음 #당신이과연_안쓰고돈을모을수있을까_궁금해

주영이는 시원시원 성격도 좋고 운동도 잘하고 일도 질할거같다. 까다롭지도 않은 매력덩이 ㅋ
안어울리게 엄청 독실한 기독교신자인데 그런 그녀도 삐군 회사 중국 법인 공장의 대리석 궁전같은 교회 건물 얘기에 입을 다물지 못하더라.
#종교의힘 #임마누엘

집에 와선 삐군이 또 선물해준 옷을 뜯어 입어봤다.
엄마드리라고 준 라지 사이즈 나시가....
내가 맞는다.
‘_’
#사이즈택이이상하네요 #맞으면됐지 #하나더생김 #득템했지만의문의1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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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하고 고대하던 옛 PT선생님과 비밀훈련 스타트!
미세먼지가 많으니 뛰지 말라는 주변 사람들 말은 듣지 않기로 했다. 첫날부터 핑계대기시작하면 끝도 없다 생각해서 이를 악물고 일어나서(ㅋㅋ제일 힘든건 일어나기.) 갔다.
아침 8시30분까지 집앞 공원에서 모여 능선을 따라 산을 뛰고 트랙에서 50미터 골반 유연성 훈련, 마지막은 런지 100미터.
산을 뛸 때엔 오르막에선 뛰고 내리막에선 옆으로, 뒤로, 혹은 지그재그로.
한시간 반을 했더니 뿌듯하게 집에 돌아왔다.
선생님께 연락드려서 훈련시켜달라고 한 보람이 있다. 별것 없는데도 몸을 한계까지 끌어올리는 마법을 부리시는 분이다. 런지 100미터 하고 일어서는데 허벅지가 burning한다는 말이 정말이었다. 타는 것 같았어. 이렇게 태릉선수촌 출신 샘의 비밀훈련으로 다져지면 뭔가 달라지겠지?
농땡이만 안피우면 되지않을까 하는 (다소 게으른) 생각. 뭐 난 선수는 아니니까 재밌게 해야징.


후다닥 집에서 다시 이태원으로 오빠를 만나러!
늦는 바람에 택시를 타고 (큰 맘 썼다!) 갔는데 오빠는 내가 늦는다는 말에 세차를 하고와서 내가 먼저 가서 으쓱대며 기다렸다. (지하철 타고갔을 시간에 만난건 안 비밀 ㅠ 내 카드 놓고가서 엄카긁은것도 안 비밀 ㅠㅠ 이런 타이밍쟁이..ㅋㅋ)




아침 운동으로 몸이 나른하고 (거리에 사람도 없어 시각적으로도 지형적으로도) 추워서 따뜻한 국물 먹으러 분짜라붐으로!
가는 길에 카카오 프렌즈에서 신제품이 나왔는지 사람들이 줄서있었다.
분짜라붐도 우리가 먹고나오니 줄이 한 길이었다. 럭키~!
분짜라붐에선 분짜가 생명, 쌀국수는 기본을 먹어보고싶다 다음엔. 차돌쌀국수가 맛있었지만 아무래도 차돌 맛때문에 원래 쌀국수 국물맛이 어떤지 궁금하거든.
어쨌든 이태원맛집, 사람들 많이가는덴 이유가 있더라. 게다가 깔끔하기도하고.
(베트남에선 천장에 등을 달 때 소쿠리를 등 갓으로 쓴다고 한다. 오빠는 아는 것도 많다. 여기는 모자 갓을 철로 만들어 예쁜 갓을 씌웠다.)




조금 일찍 나와 돌아다니니 음식점도 카페도 노는 곳도 사람이 덜한 타이밍에 들어가게 된다.


분짜라붐에서 바로 보이던 현대카드 뮤직 라이브러리에서도 그랬다.
지나가며 사진만 찍었는데 들어가보니 와우!!
우리 오니짱은 레트로, LP, 60s~음악을 아주 좋아해서 한국에 오면 여기 꼭 같이 오자고 하고싶다 생각했다.
아무튼. 나는 좋아하는 음악은 아주 행복하게 듣지만 이렇게 엘피판이 주루룩 있는 공간에 그렇게 큰 감흥은 없었다. 물론 예쁜 LP턴 테이블과, 복층으로 꾸며져 정말 도서관 같은 디자인의 공간에 멋지고 알록달록(중요하다. 나의 취향 저격의 다양하고 복잡한 디자인 패턴의) 바이닐 앨범 자켓을 벽에 장식해 놓은 것이 아주아주 행복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인스타에 올리든 소장을 하든 하려고 사진을 찍는데 다 담지 못해 아쉬웠지.
LP판을 바이닐이라고 부르는게 신기했다. 이 쪽의 용어는 잘 알지 못해 약간 거리감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거기 앉아있는 일반인들보다야 난 훨씬 이쪽에 익숙하다. 왜냐면 아직도 가끔 클래식 음악을 LP로 듣는 집에 살고있기 때문에.
오빠는 LP플레이어가 신기한지 계속 어린애처럼 버튼을 누르고 속도를 늦췄다 높였다 신이 났다. 아우 ㅋㅋ 옆에서 보는데 어찌나 산만하던지.


알고있겠지만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내가 정말정말 좋아하는 옛날LP판이 있을만한 아티스트를 생각해보려고했는데.. 그게 잘 안되서 아무렇게나 C자 레이블링을 보고 카펜터즈를 골라왔다. 결국 실패. 내가 좋아하는 곡은 없었다.


오빠가 듣고싶어했던 크랜베리 앨범은 전부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그래서 신청곡으로만 들을 수 있는 것 빼고 남은 LP판 하나를 냉큼 가져왔는데
무려...판이 노랑색이었다!!!!! 으아악
이런 횡재가!!
* 새로운 경험치 +1 상승
아크릴 판에 노랑색이면 굉장히 싸구려같은 재질이 상상될지 몰라도 이건 절대 그렇지 않다. 단단하기와 반투명한 색상 등 너무나 예뻐서 궁금하신 분은 이태원 한강진역 근처 현카 라이브러리를 가보기를 추천한다.
이 신기한걸 봐서 오늘 내내 기분이 좋았던데 일조했다. (어린애)
크랜베리 음악은 (기린이 종종 그렇듯) 몇곡 빼고 별 흥미가 없다. 오빠가 헤드폰을 끼고서 인스타를 켜고 재미있는걸 보여줬을땐 아주 기뻤다.
그렇게 카디건스의 Carnival까지 듣고 30분 시간한정이 다 되었을 때엔 비틀즈를 못들을 줄 알았다.
오빠는 비틀즈가 별로인것 같다. (자기네 운동팀 이름도 비틀즈에서 따왔으면서.-_-) 내가 판 하나를 바꿔오자고 졸랐는데 들어주질 않길래 몰래 신청곡으로 하나를 띄워놨는데, 당최 나오지를 않는것이었다.
사진 찍자는 핑계로 빈둥빈둥 돌아다니며 시간을 끌어도 안나오고 다른 이상한 음악만 나오던 차에 오빠가 결구 엘레베이터 앞에까지 끌고왔다.
오빠한테 그 곡을 꼭 들려주고싶었는데, 아쉬워하는데 한참동안 안내려오는 엘레베이터앞에서 음악이 흘러나왔다.


어, 비틀즈를 누가 틀었네!
누가 틀었을까?


아마 내가 한걸 알면서 그냥 웃었는지 모른다.


목이 말라 카페에 가서 커피를 시키는데 '모르게쒀요' 하길래 반응이 없었더니 오빠 눈이 왕따시만하게 커진다.
너 요즘사람이 나몰라패밀리도 모르면 아재소리 들어.
(나 아저씨 아닌데.)
그리고 보여준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EZYmjdhlv2k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이 재밌는걸 이제 알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빠가 한번 따라하는데 정말 기가막히게 똑같이 하길래 뭐지? 이사람 집에서 연습하고 나한테 보여주나? ㅋㅋㅋ 싶었지만 그 말은 안하고 엄청 웃었더니 여러번 하더라.
(나몰라 패밀리 이름 기억이 안나서 구글에 대학로, 웃긴공연, 아디다스 다 쳐보고 검색해서 찾아냈다. 내가 본 영상이 아디다스여서 다행이야. 이게 젤 웃긴거같거든.)


암튼 그다음엔 나이키, 언더아머 등등을 잠시 들렀다 오늘 이태원으로 이끌어준 전시를 보러갔다.


후아... 전시이야기를 하러 이 글을 시작했는데 앞에 하고싶은 얘기가 너무 많아서 밤 12시가 넘었다 ㅜㅜ




나이키에 들어가서 전 직원이 우리 커플 머리부터 발끝까지 스캐닝한 이야기와 언더아머에 갔다가 눈길을 빼앗긴 레깅스와 USA에디션에 지갑이 조금 위험했던 이야기는 뒤로 하고
어쨌든 이태원의 오빠 친구분이 연 전시회 이야기는 내일 할까?
흠. 첫날부터 이러면 안되는데.


이태원의 트랜스젠더 클럽이 많은 골목 (뭐라고 해야할지 모른다. 그냥 다 알아들으실 것 같아요. 그 와중에 머리카락 연장을 한 새다리를 하고 빼빼마른 여자가 지나가길래 오빠, 머리를 붙이면 저런 모양이 되, 하고 말했더니 오빠는 대답했다. 저 사람 트랜스젠더야..... 0_0 !!!!!!
....신기한 것 연속인 이태원.)에 정말 알아보기도 힘든 쪽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박하사탕같이 마음이 환해지는 멋지고 아늑한 전시공간이 있었다.


"친구분이 멋진 분이네요."


회사를 다니며 피폐해진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자 퇴근하고 짜투리로 1시간이든 잠깐이든 집앞 산, 공원등을 조금이나마 '여행'하면서 힐링을 하셨다고 한다. 그 연장선에서 지금의 자신을 발견했지않을까 (책을 조금밖에 안읽어서 잘은 모른다. 정말 책을 사야겠다.) 그 분의 책 발간을 맞아 연 전시인데 함께 들어간 삽화가 정말 좋아하는 포근한 그림이어서 더욱 좋았다.
인생을 즐겁게 항해를 하는 요트 선장인 그 분을 따라 나도 매일매일 여행을 하고있다고 방명록에 적었다.
더욱 마음에 들었던건 커피, 티만 주는 다른 평범한 곳과 달리 거긴 술을!!! 원하면 주시는것이다.
커피 뭐드실래요 가 아니라 드시고싶은것 하나 고르시라고 ㅜㅜ
물론 우리는 술을 주시는데 종류까지 따질만큼 picky하지않다. 그냥 따놓은거 거 아무거나 주세요 하고 쿨하게 말했지만 속으론 쾌재를 불렀다는 것,
그래서 더욱 기분좋은 항해를 함께했다.
도슨트가 없지만 그분의 말씀을 따라 기분좋게 낮과 밤(은 짦았다. 눈을 감고있었기때문에) 바다를 여행하고온 기분이었다. 나도 돌아보니 오늘은 하루종일 멋진 여행을 하고왔다고 말하고싶다.


여행을 할 때에는 그게 여행인줄 모른다.
집에 돌아오고나서야 그것이 행복이고 떠났던 삶임을 깨닫는다.
그런 매일매일의 자극이 난 참 좋다.
그래서 오늘의 전시가 짧고 작았지만 마음에 와닿는 것 같다. 그 분의 책을 사지 않았는데, 내가 돈이 없어서 ㅠㅠ 사달라고 말을 못했다. 내일 말해서 한 권 사고싶다 말해둬야지. (+ to do list) 그 분께서도 기뻐하실거다. (삽화가 예쁜건 덤!!)




그렇게 전시를 나와서 바클라바를 샀다.
애리조나에 가는 사람들에게 내가 노래를 불렀다. 헤이든 라이브러리 지하의 바클라바를 사주세요.
평생의 몇개 안되는 소원이라면 소원인데 아무도 안들어줘서 그냥 사먹었다. 물론 맛은 다르다... 기별도 안가지만 조금의 위로는 되었던건 그 때만큼 꿀이 들어있는 맛은 아니지만 어떤 곳에서 파는 것 처럼 설탕 덩어리이거나 뇌가 저릴 것 같이 달게 만들지는 않아서.
다음에 또 생각나면 그 집을 가야겠다.
늘 그렇듯 가게 이름은 기억이 안나지만 (공간지각능력은 좋다.) 트랜드젠더골목으로 올라가는 길 오른편에 떡볶이집을 지나서 있는 한국인 아저씨가 경영하는 곳이다. 월넛과 rosa를 추천.







그리고 내가 오빠를 화나게(?) 한 벌로 오늘 저녁은 김밥으로 때워야했다. ^^
부끄러운 마무리.


오빠가 신세계를 경험한 이야기가 따로있는데, 이건... 다음에...
기억을 까먹을 것 같아 조금 걱정되지만 음. 이 이야기는 괜찮을거야.
게다가 언젠가는 한 챕터를 두고 글을 쓸 소재가 될 것 같기도 하다.


운동을 그렇게 하면서 일찌기 왁싱을 하지 않은 걸 후회한다고 했다.
나야말로 고충을 더 일찍 털어놓았다면 벌써부터 하라고 권했을텐데.


아무튼 그렇게 서로가 더 좋은 내일을 맞이하기를 바라면서 훈훈하게 사랑스러운 말을 주고받으며 오늘을 마무리했다. 오빠는 피곤한 와중에 멀리 사는 나를 데려다주고 집에서 또 일을 한 것 같은데, 오늘 같이 많이 사랑받고 서울 곳곳을 누비고 사람들을 만나며 많은 것을 느낀 날의 기분을 적지 않을 수 없었다.


아침 새벽부터 일어나 운동하고 11시에 자려던 것이 밤 12시반이 넘어가고있어 몸이 나른하고 피곤한데 이렇게 뿌듯할수가 없다. 그래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루면 안되지.
내일도 얼마나 많은 일들이 기다리고있는데. (월요일의 일기는 별로 즐겁지 않을지 모른다. 헉. 쓰다보니 일이 생각났다 ㅠㅠ 아웃룩을 봐야하나? 에라 몰라.)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도록 내일부터는.. 좀 짧게 써볼까?
어떻게 할지는 글을 쓰면서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기린의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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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진배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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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글을 쓰는 이유

Space 2018. 1. 21. 23:44

머릿속 생각들은 늘 손보다 빨리 스쳐지나갑니다. 


특히 저는 탱탱볼처럼 머릿속의 생각들이 이리저리로 튀어나가기가 보통 사람들 이상입니다.


이런 이야기를 오늘 글로 남겨야지, 하고 손을 키보드 위에 갖다대면 금새 사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새로운 이야기를 떠올립니다.


그래서 내안의 것을 꺼내어놓고 속이 시원하려고 노트북을 켰다가 되려 답답해지는 일이 한 두 번이 아니었죠.

아마도 글을 제대로 쓰시는 분들은 저와 같이 하나의 휘발과 같은 기억을 적어놓는 글이 아닌,

일주일이고 한달이고 일년이고 다시 곱씹어 정제된 낱말을 꺼내실거에요. 걸음마와 같은 지금의 제 토막글은 짧은 하루의 찰나를 적어놓은 기록이자 일기일 뿐이니 다소 투박하고 정제되지 않은 raw의 것 그대로 저라는 사람을 옮기고자합니다.


언제부턴가 열셋 넷 때부터 과거의 기억을 아주 쉽게 잊어버리고 마는 자신을 알게되었습니다.

조기 치매가 있다는 것을 알고 중학생때 꽤 걱정했습니다. (다행히 치매까지는 아닌 것 같아요) 대학생이 되고 회사원이 되어도 여전했습니다.

다행히 공부머리와는 달라 고등학교 3년치 공부는 다행히 머릿속에 끌어안고 수능을 무사히 치긴했지만 여전히 고민되는 것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세상에는 배움과 또 달리 여행의 기억, 친구와의 추억 등 기억해야하는 소중한 것들이 무척 많거든요.



오늘 저녁엔 어머니와 닭튀김을 먹다가, 예전 미국에 있을 당시 먹었던 P.F.Chang에서 비슷한 맛의 음식이 기억난다고 하시는거에요.

그런데 저는 그 날 누구와 먹었는지, 얼핏 그 곳의 분위기, 그 날의 기분까진 다 떠오르는데 그 맛있게 먹었던 음식은 전혀 기억이 나지를 않더라고요. 내가 얼마나 좋아했던건데.


사람들과 이야기할때면 이런 문제로 참 난감할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누군가와의 추억, 내가 차곡차곡 쌓아온 소중한 경험, 심지어는 사람의 배경과 이름까지.



나와 함께 했던 추억을 꺼내들었는데 내가 잊어버린 게 들통나면 그 사람과의 관계도 가벼이 여기는 것처럼 보이기 쉽거든요.


그래서 콩벌레처럼 팍 움츠러들고말아요.



기린이 다시 돌아온 이유는 이거입니다.



매일 달라지는 30명에 가까운 알바를 기억하고 매니징해야하는 사람으로 일하면서 더해진 스트레스. 더욱 떨어지는 기억력. 움츠러들고 퍼포먼스는 낮아지며 자존감까지 떨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너무나 힘든 시기를 겪었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병원을 찾았지만 의외로 공간적인 기억능력은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칭찬만 듣고 나왔습니다.


나의 이 증상에 대한 해결방법을 찾지 못한 채 고민하던 차에 옛날옛적 싸이월드를 들어갔는데,

제가 남긴 짤막한 글에서 스무살 스물 한 사람이 남긴 글인가? 누구 글을 따온건가 싶을 정도로 멋진 생각과 고민이 담겨있었습니다.

나랑 다른 사람인가? 전혀 다른 자아의 제3자인것만 같았습니다.

빛나는 대학생이 낯설기만 했던건 기억에서 잊혀져서인걸 깨달았습니다.


지금의 내가 그때부터 차곡차곡 생각이 모여 발전한 결과겠지만 그 과정에서의 나 자신을 완전히 잊고살았습니다. 이렇게 멋지고 열심히 공부하고 책을 읽고 들이쉬는 숨에서도 무언가를 느끼며 사는 나였는데 말입니다.



결국 나에게 내린 치료법은 이겁니다.

더 잘 기억할 수 있도록 꺼내볼 수 있는 일기를 쓰자.

매일 느끼는 소중한 것들을 머리에서 잊는다면 나만의 펜시브를 만들어보자.



친구 누군가 그랬습니다.

일기를 왜 다 보라고 인터넷에 써? 나 혼자 쓰니까 일기인건데.


수년동안 내린 결론은 일기는 보통 혼자 보라고 쓰지만 형식이 없는게 일기고 수필이니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하리.


어느날 갑자기 누군가와의 관계가 고맙고 좋을때, 새로운 경험을 할 때, 피천득씨의 수필에서처럼 오랜 기간에 걸쳐 생각한 것을 정리하고싶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쓴 하루의 기억, 좋은 마음, 느낀 것과 경험한 것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것을 보는 뿌듯함과,

더불어 이 짧은 글을 보고 각자의 생각이나 경험이 또 생겨나는 작은 놀이터가 되기를 바랍니다.



누군가 댓글을 달고 제가 글을 다시 보다보면 또 그 기억을 되새겨 볼 수 있겠지요. :)




키보드도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많은 생각을 하고 느끼고 경험하는 나인데 이 모든 것을 찰나의 기억으로 흘려보내버린다는 건 너무 아깝잖아요.

나의 지나온 인생을 공부하다보면 제가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있음을 깨닫게 될겁니다.




그래서 짧더라도 조금씩, 지금 시작합니다.

인생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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